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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개편에 대한 고민

2010/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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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랫동안 포스팅이 뜸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남미여행 준비하기 글을 중도에 방치하게 되어 참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이유야 다 추측하고 계시겠지만…

생업 때문에 글 쓸 짬이 좀처럼 나지 않은데다, 한비야/월드비전 관련 포스트에 달린 무분별한 댓글러시 때문에 블로깅에 진저리를 느끼기도 했구요(겨우 두 포스트 합쳐서 댓글이 천개 가까이 되는군요). 또 한편으로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설치형 블로그인 텍스트큐브가 매우 불안해서 포스트를 쌓아놓는 것이 걱정됩니다.

2008년말에 썼던 한비야씨 비판글이 무릎팍도사 방영 이후로, 이성을 잃은 팬클럽 회원들로 인해 거의 블로깅이 불가능할 정도로 많은 댓글이 달렸구요. 발전적인 비판이 아닌 대부분의 댓글들은 누군지 확인이 불가능한 임시 아이디를 이용해 쓴 글이더군요. 이 부분에 대해 다른 어떤 분처럼 댓글을 아예 막아버리는 방안까지 고민했었는데, 결국 임시조치로 오픈아이디 가입을 해야만 댓글을 달 수 있도록 하고나니 악플성 댓글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이런 비슷한 문제들을 방지하기 위해 관리자 승인후 댓글이 달리도록 하는 블로거들도 있더군요. 눈살 찌푸려지는 댓글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굳이 그런 글들을 지우지 않는 것은, 그런 극단적인 글들 또한 거기에 대한 반박 등 토론과정을 거치면서 읽는 사람에게 하나의 판단근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일단 앞으로 블로깅을 재개하면서 당분간 오픈아이디 가입을 해야만 댓글을 달 수 있도록 고수할 계획입니다. 불편하시겠지만 꼭 글쓴이에게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는 분들이라면 그 정도 수고는 감안하실 걸로 믿습니다. (반대로 ‘배설성 악플’을 남기던 분들은… 네, 가입을 해야만 한다는게 두려워서인지 거의 다 사라지셨더군요. 어리석은 분들은 오픈아이디 가입시 본인의 싸이나 블로그와 같은 주소를 사용하십니다. 시간차를 두고 본인의 글을 계속 수정해오던 어떤 댓글러 한분 싸이 들어가봤더니 예전 글에 “MB를 대통령으로!” 써놓았는데 정말이지 고소를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정신머리를 가진 분이니 세상 돌아가는 정황을 어떻게 파악할 수나 있을지…)

그리고 조금 기술적인 얘기가 되겠습니다만, 이 블로그처럼 인터넷 계정을 구입하여 블로그 시스템을 설치하는 것을 **설치형 블로그**라고 합니다. 몇가지 옵션이 없는데, 현재 사용하고 있는 **텍스트큐브**,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제로보드XE 기반 **텍스타일**, 그리고 외국계 프로그램인 **워드프레스** 등이 있습니다.

설치형 블로그의 장점은, 스킨이나 플러그인 설치등 튜닝이 매우 자유롭고, 개인 계정을 이용하기 때문에 포스팅시 외부간섭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 등입니다. (사실 한비야/월드비전 포스트 같은 경우 네이버 블로그 등에 올렸으면 권리침해 드립 등으로 벌써 지워졌을 겁니다)

그런데 현재 사용하고 있는 텍스트큐브 블로그 시스템이 매우 불안합니다. 개발하신 분들에게는 죄송스러운 얘깁니다만, **구조적인 문제와 불안정성** 때문에 항상 폭탄을 끼고 블로그를 운영하는 기분입니다. 텍스트큐브를 설치한 계정은 권한변경 문제로 인해 텍스트큐브 이외의 사용이 불가능하게 되며(처음 이 사실을 몰라 거의 일주일 동안 밤을 샜습니다. 지금은 해결책을 찾았지만 계정에 파일 하나를 올려도 관련 파일 소스를 찾아 수정해야 되는 블로그 시스템이 정상은 아니라고 봅니다), 몇 번이나 계정변경/업그레이드를 시도해보았으나 현재 사용하는 텍스트큐브가 스스로 백업한 파일조차 제대로 복원을 하지 못합니다. 다른 계정에서 시험삼아 텍스트큐브 설치하고 복원해보았지만, 첨부된 그림이 다 깨지거나 포스트 댓글중 대부분을 무시하더군요…

이런 식이면 모든 글과 사진을 수동백업해야 할 판인데 글이 늘어나면 작업량이 늘어나는데다, 기존 글들의 링크가 변경되는 문제도 있으니(이것도 해결책은 있습니다만) 뭐든 쉽게 시도해 볼 수가 없습니다. 현재 텍스트큐브 1.7대를 사용하고 있는데 저 백업을 제대로 복원하지 못하는 문제 때문에 1.8로 업그레이드를 못하고 있습니다. 1.8을 덮어씌우는 방법도 있습니다만, 그간의 경험으로 인해(다시 한번 텍스트큐브 개발팀에게는 죄송합니다만) 안전한 방법인지에 대해 신뢰할 수가 없습니다.

결국, 보안과 신뢰성을 생각하면 외국계 블로그 시스템인 워드프레스로 완전 이전하는게 답인데, 글과 댓글까지 완벽하게 이전하려면 이것도 일주일 이상 소요되는 작업이기 때문에 요즘 같이 바쁜 상황에서는 섣불리 시도를 못하겠네요. 좀전에도 텍스트큐브 1.8로 강제 업그레이드를 해볼까 말까 망설이다가 결국에는 워드프레스로 이전할 것이니 그냥 내버려두기로 했습니다.

현재 블로그가 워드프레스 시스템으로 이전되기 전까지 글을 얼마나 더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기왕 블로깅을 재개한 것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남미여행 준비하기 연재가 중간에 이어지지 못하고 방치됐던 것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예전 포맷을 무시하고 일단 손에 잡히는대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남미여행 준비하기” 등 여행관련 포스트 들은 올해 안에 개인적으로 준비중인 여행웹진/커뮤니티에 처음부터 다시 새롭게 정리된 버전으로 연재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