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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 여행정보를 못 올리는 이유

201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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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단상을 스케치하는 데는 트위터 만한 매체가 없다. 그때그때 짧게 생각을 정리할 수 있고 언제 댓글이 올라올지 모르는 블로그와 달리 다른 사람들의 피드백을 즉시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여러가지 이유로 트위터에 글을 올리는 빈도를 줄일 생각인데, 무엇보다 업계 스파이들이 너무 많아 앞으로 여행정보는 블로그에 적고 트윗에는 링크로만 소개할 계획이다.

나름 시간과 발품, 정성을 들여 얻은 여행정보들을 트위터로 아무 댓가없이 풀었는데, 트위터는 기록이 남지 않기 때문에 그대로 가져다 쓰는 사람들을 막을 수가 없다. 심지어 정보 뿐만 아니라 누가 최초인지도 도둑맞을 수 있는 상황이다. 가이드북 저자니 다른 여행사 등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꼴은 더이상 못 보겠음.

아래는 내 트위터(@afterdan)에 올린 공개경고의 일부인데, 다듬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그대로 소개해 본다.


사람이 낄 데 안낄 데는 분명히 가려야 하고, 자리가 불편하니 다음에 보자고 했으면 거기서 멈춰야지 더 들이대면 안 되는 겁니다. 이거 보고 찔리는 분들 몇 있죠? 그분들은 앞으로 저에게 연락하거나 제 이름 절대 팔지마세요. 저 화나면 제어 안됩니다.

누군가 무슨 일로든 제 이름을 판다면 반드시 저에게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환타님 정도는 아니겠지만 콜롬비아 있을 때도 현지인 한국인 몇이 제 이름 팔아서 사고치고 다녔는데 더 이상 참지 않습니다. 사안상 필요하다면 법적인 조치도 불사할겁니다.

저는 분명히 경고했다는.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제 이름 팔고 다니지 마시기 바랍니다. 저는 사람을 쉽게 추천하지도 않으며 그런 일이 있다면 직접 합니다.

@LUNASOL 모임에 가이드북 저자가 찾아와서 노트 펴놓고 다 적어가고 사진도 찍어간 적도 있어요;; ㄷㄷㄷㄷㄷ

@LUNASOL 그것도 와도 되냐고 하길래 자리가 좋지 않은 것 같으니 나중에 따로 보자고 했는데 제 말 무시하고 스스로 웹에 신청글 올리고 찾아왔다는.. 할 말이 없더라구요.

@positive_kim @_LUNASOL 발리개정판과 지금 집필중이라는 인니가이드북에 제가 평소 떠들던 얘기가 많이 들어가겠죠. 소송은 웬만하면 안하겠지만 다음에 또 대놓고 도둑질하겠다고 들이대면 실명공개하는 수밖에 없죠.


내용을 보면 다들 짐작하시겠지만, 내가 주최한 여행모임에 경쟁 가이드북 저자가 찾아와서 노트 펼쳐놓고 하는 말 다 받아적고 사진까지 찍어간 적도 있었다. 그것도 참석여부를 물어보기에 자리가 좋지 않으니 다음에 따로 보자고 거절하기까지 했는데 본인 스스로 게시판에 신청하고 막무가내로 왔다. 그 자리에 오신분들 모두 경악했는데 판 분위기 깨지 않으려고 끝까지 참았다는.

공교롭게도 그분과 내 행보가 놀랍도록 일치하는데, 발리가이드북 개정판과 현재 집필중이라는 인니가이드북에 내가 평소에 트위터로 떠들던 정보들이 얼마나 반영되는지 흥미롭게 지켜볼 생각이다.

다음에 한 번만 더 동종업계 사람으로서 나에게 도를 넘어서는 철면피 짓을 한다면 실명을 넣은 항의서를 인터넷에 공개할 예정이니, 앞으로는 알아서 문제를 회피하는 현명함을 보여주시길 바란다.

두 번 다시 어떤 일로도 연락받는 일이 없기를 희망하며, 어디가서 실수로라도 개인적으로 ‘다니’ 안다고 하지 마시라. 내가 예의주시고 있다는 걸 명심하시길.

나는 분명히 경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