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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여행 준비하기 – 머리말

2008/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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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에서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남미대 

스페인어, 살사춤, 카리브해, 체게바라와 쿠바, 아르헨티나의 탱고, 카포에이라, 마추픽추, 정열의 브라질, 라틴, 세계 최대의 이과수 폭포, 빙하

중남미, 즉 라틴아메리카 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직항이 없기 때문에 항공편으로 20시간 이상 걸리는 지구 반대편의 대륙, 라틴 아메리카. 스페인과 유럽계 북아메리카인들로 인한 수탈의 역사를 가진 땅, 그리고 그로 인한 다채로운 인종과 문화의 혼합이 발생한 이곳.

중남미는 인도와 함께 배낭여행자가 최후로 밟아야 할 땅으로 여겨지는데, 이곳에서 강렬한 문화적 인종적 체험과 세계적인 자연경관을 본 후에는 다른 여행지에서 큰 재미를 느끼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세계일주중인 배낭여행자 사이에서 하나의 진리처럼 전해지고 있다.

글쓴이가 남미를 여행했을 때만 해도 남미란 곳은 유럽, 중동, 인도 등 다른 유명여행지를 섭렵한 베테랑만 도전할 수 있는 미지의 대륙처럼 알려졌는데, 태어나서 첫 배낭여행에 선뜻 남미행 티켓을 끊었다는 여행자들을 보면 불과 3년 사이에 여행트렌드가 아주 많이 바뀐 것 같다. 용감하다고 칭찬을 건네야 할지, 아니면 노심초사 불안해하며 여행과정 하나 하나에 다 참견을 해야할지.

여행자에게는 각자의 몫과 나름의 여행이 있다고 되뇌이며 최대한 간섭을 자제하려고 해도, 인터넷에 올라오는 “님, 중남미 일주하고 싶은데 1달이면 되나요? 전 5개국을 가고 싶은데 스페인어는 커녕 영어도 안 되고요.” 하는 질문들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이런 초보 배낭여행자에게 남미여행을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을 해줘야 하는 것일까?

중남미 여행의 가장 큰 문제는 정보의 부재이다. 론리플래닛(비록 부실하고 오래된 내용으로 욕을 많이 먹지만) 혹은 풋프린트만 한번 읽어도 “중남미를 1~2달에 일주하고 싶다”는 어이없는 질문은 올라오지도 않겠지만, 어떤 가이드북을 사야할지 혹은 어디서 주문해야 할지도 모르는 이들을 보면 책망보다는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

2003년말부터 배낭여행을 시작했고 2005년 남미여행만 1년, 그후 1년반 이상 현지에 거주중인 글쓴이의 입장에서 후배 배낭여행자에게 약간의 조언을 해준다면, 첫번째 배낭여행지로서 남미는 “말리고 싶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이곳에는 스페인어로 인해 야기되는 의사소통의 문제가 있고, 거리에 도둑과 강도가 흔하며, 평균 12~15시간(일부 구간에서는 무려 46~77시간!)이 걸리는 도시간 버스이동 등 한마디로 “레벨이 다른 여행지”이다. 그 매력만큼이나 여행하기 터프하며, 준비없이 뛰어들었다가는 그저 마추픽추에서 찍은 셀카사진을 제외하고 남는게 없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틴 아메리카를 꼭 가봐야겠다면, 혹은 다른 여행지를 섭렵한 후에 다음 목적지로 중남미를 생각하고 있는 당신이라면, 먼저 여행했던 선배여행자의 잔소리를 좀 들어주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수차례에 걸쳐 여행지로서 중남미의 특징, 주의할 점, 루트짜기, 나라별 포인트 등 여러 가지 주제를 다루어 볼 계획이다. 모든 배낭여행자에게 공통적인 조언과 정보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니 많은 분들이 읽고 정보를 얻어가셨으면 한다.

* 여행중 보다 많은 것을 얻어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글이니, 많은 격려와 비판 주시기 바랍니다.

* 이 글에서는 중미를 제외한 남미 위주로 설명하고자 합니다. 많은 이들이 남미가 중미보다 더욱 매력적인 곳이라는데 동의하고 있고, 글을 쓴 시점에서 글쓴이가 아직 중미를 여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이드북을 짜깁기해서 주는 정보는 큰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남미 위주의 글이라도 중미와 남미가 라틴아메리카로서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미여행자에게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